이글루스 로그인


이곳에 있을 오빠가 그곳에 갔을 때 - 칸나 사쿄노스케(막말기관설 23화)

후반부의 '공화국 운운'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아니, 이바라기의 속셈을 비롯한 에노모토에 '패자의 목'이 들러붙었을 즈음부터), 본 작품에 대한 불쾌함과 용서할 수 없음이 보는 내내 나를 지배했었음에도 불구 여기까지 본 건 슬프게도 오빠가 나온다는 사실 때문. 뭐, 어차피 '막말기관설'은 보는 사람이 적어서 네타도 몰랐고, 그냥 미뤄둔 걸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 제길, 결국 그 감독의 성향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그걸 간과한 내 잘못이고, 오빠가 나오니 안 볼 수 없다는 마음이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

그거야 그렇고.

'패자의 목'의 힘으로 트라우마까지 끌어내 칸나를 조종한 에노모토에 의해 '없었을 것'인 어머니에 대한 버림받은 상처와 동시에 이율배반적이었던 감정의 한 축인 증오로 '죽여버린' 것에 두려워하며 버려진 당시의 어린 아이로 돌아간 칸나를 연기하는 오빠는 가히 최고였다. 힘겨워하며 죽이게 되기까지의 그 길지 않은 순간의 호흡이나 죽이고 나서 괴로워하며 절규하는 오열이나, 이후의 용서를 구하는 일련의 대사들이나, 어느 하나 빼먹을 게 없었다.

음, 최근에 오빠의 애니(넓게는 BL까지)에서의 연기를 보면 분명히 오빠가 연기하는 게 맞는데 오빠가 다른 차원에서 다른 사람으로 변해 그대로 나타나는 듯한(설명이 어렵지만;), 다시 말하면 그 캐릭터를 완전히 구현하는 그런 연기를 넘어서서 아예 해당 캐릭터가 가지고 있을 온갖 감정들을, 말을 하는 순간에 최적의 음성으로 귀에 전달되는 느낌을 주더라. '최유기 리로드 OVA'의 건읍도 그랬고, '세상의 끝~'의 카이야도 그랬고, 칸나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크지 않은 목소리로 읊조리거나 절규할 때 그게 두드러지는데 이건 아마 오빠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호흡과 발성과 연기의 깊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24-26화까지 더 가봐야겠지만) 칸나의 결말이 저런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기에 작품 내에서의 칸나라는 인물의 저러한 모습은 심히 안타까웠음에도 저런 놀라운 연기로 오빠의 칸나를 만날 수 있었다는 건 그리 나쁘지 않았다.

by 찬물月の夢 | 2007/07/11 22:40 | 사랑하고픈 남자 鳥海浩輔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digitalis.egloos.com/tb/358994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참치백작 at 2007/07/15 23:10
토리밍의 팬이시군요. 저도 막말기관설을 봤습니다. 저도 네타를 모르고 편하게 봤습니다 '-' 개인적으로 칸나의 목소리를 처음에 들었을때 깜짝놀랐습니다. 저는 주인공인 요우지랑 칸나가 나이가 어린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에비해 목소리가 예상보다 무거워서 ㅠㅠ 당황했다구요. 그런데 계속 빠져드는 좋은 목소리에요 . 저도 칸나를 연기하던 토리우미씨의 목소리가 참 좋았습니다 ^^
Commented by 찬물月の夢 at 2007/07/18 21:11
참치백작님/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음, 나이는 나름대로 많은 편인 거 같아요. 얼굴이 동안이긴 해도. 그리고, 작품 분위기가 그렇고, 시대 상황이 있으니까 무게있는 연기가 필요하기도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