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로그인


[2007년 마무리] 애니메이션 1st - 그 작품들의 존재감

1. 지구로(2007년 4월-10월/TBS 토6/타케미야 케이코/타카나시 야스하루/사이가 미츠키, 스기타 토모카즈, 코야스 타케히토, 스기야마 노리아키 외)

1977년부터 '월간 매거진 소년'에 연재되었던 타케미야 케이코의 원작. 1980년에 극장판으로 제작된 바 있으나 스케일이 너무 컷기 때문인지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이후 2007년 4월에 TBS 토6 시간대에 다시 TVA으로 재현되었다.

원래 장르가 SF인데다 감정묘사에 많이 치중했으며 소재, 배경, 그 감성상 오히려 2000년대에 걸맞는 이 작품이 그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애니화 되었다는 사실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또한 뿐만이 아니라 그저 애니로 만들었다, 가 아닌 상당한 퀄리티로 SF적인 요소, 우주 전투 등의 면면을 높이 재현했기에 2007년의 기술력과 할 수 있음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표출한 작품이 아닌가 한다.

다만 PD인 타케다의 취향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본래 원작의 의미에서 조금은 벗어난 감이 있다는 평도 있는 만큼 명성이 높은 원작을 원작 그대로 재현하는가 아니면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를 둘러싼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영상화인가, 하는 부분에서의 의문을 던져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욕에 불탄 제작진이 내놓은 결과물은 훌륭했고, 좋은 작품이 많았던 2007년 라인업 중에서도 그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는 사실이다.

2. 크게 휘두르며(2007년 4월-10월/애니플랙스/히구치 아사/요나가 츠바사, 나카무라 유이치, 하야미즈 리사 외)

잡지 자체의 네임벨류보다는 연재되는 작품 하나하나가 힘을 가지고 있는 잡지, 코단샤(강담사)의 '애프터눈'에서 연재되는 히구치 아사의 원작 '크게 휘두르며'의 애니메이션이다. 애니플랙스의 자회사인 A-1 Pictures(2008년 봄 '페르소나 트리니티 소울' 제작 예정)가 거의 처음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으며 DVD 판매량도 상위권이라고 한다. 원작은 2006년에 테즈카 오사무 문화상의 신생상을 비롯, 최근 들어 작품 자체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스포츠 만화라는 점, 그것도 야구를 소재로 한 성장물이라는 점에서 '소년 매거진'의 열혈, 을 떠올릴 법 하지만 여성 작가의 풍부한 감성을 살려서 투혼, 마구, 등의 불꽃같은 투혼보다는 같은 팀에서 팀원들이 어떻게 교감하고 함께 성장하는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특이점이 있다고 하겠다. 과거 '슬램덩크'와 같은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도 아니고, 아이돌에 가까운 (겉늙은) 중학생들이 '테니스로 우주를 구하리'의 '테니스의 왕자'도 아닌, 어쩌면 야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해 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는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좀 다른 측면에서는(애니메이션에서는 '씨앗 건담' 이후 가장 큰 반향이 아닌가 싶다. 나름대로의 동인 활동이 일어났던 애니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움직임은 가히 '현상'이라 할 법하다. '천원돌파 그렌라간'과 함께 상반기의 2차 창작은 '크게 휘두르며'가 승자였다) 여성 유저들의 2차 창작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기도 했다고 본다. 그와 동시에 여성 소비자의 구매력과 움직임이 어느 만큼 잠재력이 있는지를 드러내기도 했을 것이다. 작품 자체로 높이 살 점도 많지만 작품 외적으로도 꽤나 주목할 수 있는 모습을 '크게 휘두르며'에서 볼 수 있었다.

3. 모야시몬(2007년 10월-12월/후지TV 노이타미나계열/시로구미 제작/이시카와 마사유키/사카구치 다이스케, 사이가 미츠키, 오오하라 사야카, 니시무라 토모미치, 코니시 카츠유키, 스기야마 노리아키 외)

코단샤(강담사)의 '이브닝'에 연재되고 있는 원작의 애니화로 2007년 7월의 '모노노케' 이후 노이타미아에서 선보인 색다른 애니메이션이다(원작은 꾸준히 연재 중).

그간 애니메이션이 아닌 특수효과를 쓰는 영화, 드라마 위주로 작품 활동을 했던 시로구미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때문인지 표현에 있어서 비교적 혁신적인 시도가 많았다. 거기에 '무적철가방'의 텔레콤이 함께 하면서 애니로써의 그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걸 중점적으로 파고들어 도전적이고도 참신한 묘사, 표현의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높이 살 수 있겠으나(실상, 그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의의는 충분하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는 분명히 텍스트의 일종이기에 이야기의 중심이 보이지 않고 스토리의 완결성이 부족했다는 사실은 한계로 드러난다고 하겠다.

어떤 유형의 애니는 감동을 준다거나, 심각해야 한다거나..하는 부분에 사로잡히지 않고 개그나 막장만으로 충분한 즐거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언급했던 '무적철가방' 같은) '모야시몬'의 실책은 주인공 사와키의 존재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무게감에서 발을 완전히 빼지 못하고 등을 돌리지도 못했다는 것에 있다. 그것도 보여주려고 했지만 본 작품이 주 장점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은 역시나 톡톡 튀는 표현과 미칠듯함에 있었기 때문에 그 갭을 채우기 힘들었던 것은 아닌지.

이러한 문제는 최종편(+10화)에서 드러나는데, 해결은 균들도 암시하고 있는 2기에서 기대해야 할 것 같다.

by 찬물月の夢 | 2007/12/24 15:17 | 냉정 : 열정 = 1 : 1의 アニメ | 트랙백 | 덧글(4)

트랙백 주소 : http://digitalis.egloos.com/tb/403176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Hineo at 2007/12/24 15:22
모야시몽의 경우에는 무게감이라기보단 '숙명'이라고나 할까나요. 그걸 해결할 수 있는게 10, 11화였는데 결과물이 '덜 익은 사과'여서...(OTL)
Commented by 온푸님 at 2007/12/25 01:43
2. 웹상에서는 덜 주목하지만, 재작년부터 마왕, 작년의 은혼, 올해의 크게 휘두르며... 분명히 씨앗-코드와는 조금은 다른 층이 있어요, 영향력 면에 있어서는 오히려 웹세력보다 클수도;;;

3. (보진 않았지만) 텔레콤이란 회사 주목해봐야 될것같습니다. 요즘 유일하게 봤던게 투니의 '무인혹성 서바이버(NHK,2003)'인데 어느정도 내공이 느껴지더군요;;
전체적으로는, '노이타미나'가 이렇게 강해졌구나라는걸 모야시몬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오리지널 작품은 없지만, 전체애니계의 포지션에서는 거의 오리지널과 마찬가지인 노이타미나가 이렇게 양적질적으로 성장한게 개인적으로 참 반갑거든요~
Commented by 찬물月の夢 at 2007/12/27 20:17
Hineo님/...^-^ 숙명인가요. 2기가 나와야해요, 그런 의미에서.
Commented by 찬물月の夢 at 2007/12/27 20:18
온푸님께/
2. 확실히 그렇죠. 저도 어느 정도는 그런 유저이기도 하고요. 층이 다양해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3. 저는 '무적 철가방'만 봤습니다만, 괜찮은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잘 해주면 좋겠습니다. 노이타미나의 그 실험 정신과 꾸준함이 모야시몬을 낳은 것이겠지요. 그 점이 고맙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