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08일
코노하라 나리세와 드라마CD
'아름다운 것'과 'Now Here'의 시디화가 발표되더니, Atis에서 '아이의 눈동자' 시디화가 공개되었다. 올해 이미 나온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 '소도둑'에 이은 놀라운 속도의 코노하라 나리세 작품 시디화이다.
BL 소비자들에게 독특한 위치로 자리하고 있는 코노하라 나리세 원작의 드라마CD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초의 시디였던 'WEED'(무빅)와 제작 난항을 딛고 나온 '돈워리마마'(인터컴)이 있었다. 둘다 구비블로스(현재 리브레 출판)을 통해 나온 단행본이었고, WEED는 폴리네이션과 플라워로 이어지는 시리즈, 돈워리마마는 벗지않는 남자 상/하로 이어지는 시리즈였는데 두 시리즈 모두 이후의 시리즈가 시디로 만들어지지 못한 채 (전체적으로는) 미완으로 마무리된 비운의 시디라고 할 수 있겠다. 꽤나 독특한 소재와 작가의 시선, 일종의 '판타지'라고 불리는 BL 장르 내에서도 아주 특이한 형태의 관계와 빌어먹을(!) 캐릭터, 오히려 지나치게 현실적인 인물 내면 다루기 등등의 문제로 인해 소설이 아닌, 드라마CD라는 청각적인 매체에서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을 그 원인의 하나라고 들 수 있겠다. 또한 워낙 시디로 만들기 어려운, 원작의 '문제 아닌 문제'의 곤란한 상황을 시디 레이블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위치에서 대충 끝낸다든가, 누락시킬 경우 이야기 진행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가지고 올 만한 설정의 배제 등등 어려움은 산재해있었다. 결국 정녕 코노하라 나리세의 원작을 시디로 만드는 데에는 어려움만이 존재하는가, 라는 의문만을 남긴 채 몇년의 공백이 흘렀다.
그리고 2008년. 갑작스런 코노하라 나리세 원작 시디화 러쉬에 팬으로서 놀라우며, 또한 우려가 된다. 이미 시디로 만들어진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과 '소도둑'은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성우진('흡혈귀'는 코노하라 나리세 자체적으로 성우진에 대한 앙케이트를 벌였고, 그 결과가 상당부분 반영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것'과 'Now Here'도 마찬가지의 방식 도입)에 나쁘지 않은 연출과 구성으로 시디 자체도 평작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이번에 발표된 작품들도 과연 예의 흡혈귀와 소도둑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찬물이 생각하기에 반반이라는 점이다. 성우진으로 잘 살릴 수 있는 것도 절반이고, 연출로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도 절반이라는 것.
(아직 확정이 안 난 성우진의 문제는 뒤로 미루기로 하고) 흡혈귀와 소도둑이 다행스러웠던 것은 과거에 발매된 위드나 돈워리마마와 다른 테이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은 크게 두 계열로 나뉘는데 레이블별로 리브레 출판에서 발매된 일련의 하드하고 코어하며 대체로 (독했다고 하는) 코노하라 초기 위주의 작품群이 그 하나이고, 과거 오오쿠라 출판의 아이스에서 연재된 작품을 중심으로 하여 창용사에서 굳이 Holly라는 노벨 레이블까지 만들면서 최근 수년간 쏟아낸 VIVA 코노하라 월드(..)라는 말까지 만들어낸, 비교적 온건하고 소재에서도 파격적이라는 요소를 없애지는 않더라도 독자가 받아들이기에는 덜 고통스러운 작품群이 그것이다. 위드와 돈워리마마는 전자이며, 흡혈귀와 소도둑은 후자이다. 또한 앞으로 시디화가 될 작품들도 창용사의 Holly 노벨 출신의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변화한 코노하라 나리세, 온건해진 코노하라 나리세, 구원을 주고, 나름대로의 해피엔딩으로 귀결시키고자 노력한 코노하라 나리세를 반영한다. 때문에 드라마CD로 만들기에 곤란함이 많았던 리브레류의 작품에 비해서 진입장벽이 낮다.
그러나 문제는 이 작품들이 드라마CD로 나왔을 때, 얼마만큼의 몰입도와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Holly의 코노하라 나리세는 파격성이 떨어진다. 일상적이고, 감정 위주로 다루려는 노력이 녹아있으며, 드라마CD라면 (대체로) 필요한 방점 역할을 할 사건이나 거기에 필적할만한 요소가 부족하다. 소설로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BL 소설이라는 매체 안에서 아주 훌륭할 수 있는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이지만 드라마CD로 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드라마CD에 걸맞는 소설과 소설로 존재했을 때 그 매력이 극대화되는 소설이 엄연히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이름조차 거론하기 싫어하는 사키야 하루히나 사노 후유코, 그외에 슈도 레나나 카토 에레나 등의 소설은 그 완성도나 소설로서의 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드라마CD가 많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물론 BL 팬층이 그녀들을 선호한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지금껏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이 시디로 잘 만들어지지 못하고, 그나마 나왔던 시디들이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도 그러한 문제, 레이블들의 시행착오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데 이제와서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이 시디화가 되고, 그것도 봇물처럼 쏟아져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이상 쿠소라고 불리는 시디가 아닌, 시디에서도 다른 것을 요구하는 팬들이 늘어났다는 점, 이제는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도 평균 이상의 완성도로 만들 수 있다는 혹은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작 쪽의 욕심, 코노하라 나리세를 의욕적으로 내고 있는 창용사가 결국 2008년 2/4분기에 와서 그간 낼 수 있었던 코노하라 나리세의 연재본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첫번째, 두번째 이유는 차치하고, 마지막 요인. 창용사가 드디어 '아름다운 것'을 끝으로 기존 아이스 연재본을 모두 단행본으로 내고 말았다. NOW HERE은 엄밀하게 말하면 동인지에 가까운 연재였으며, 최근에 나온 '사요나라~'는 신장판이다. 하반기에 코노하라 나리세의 Holly 신작은 현재로 계획이 없으며 거의 코노하라 독주 체제에 가까웠던 Holly에서도 조만간 다른 작가의 단행본이 나올 계획에 있다. 창용사 입장에서는 다른 물꼬를 터야 하는 것이다. '사요나라~' 이외에도 오오쿠라의 절판본을 신장판으로 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연재본의 단행본화에 비해서는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야심차게 기획했던 ergo 시리즈도 Vol. 5로 일단락이 났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미디어웍스. BL에서는 드라마CD화라는 얘기. 따라서 (아이의 눈동자를 제외하고) 최근에 쏟아지는 코노하라 나리세 원작의 시디화는 창용사의 노림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기획은 나왔고, 이유가 무엇이건 팬으로서 이 분위기를 환영해야 할 것 같다. 부디 잘 만들어지기를, 좋은 성우진의 멋진 연기로 만나볼 수 있기를. 그런 마음인 거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적어도 Holly 노벨의 코노하라 나리세의 색깔을 잘 살리게만 된다면 팬들이 바라마지 않는 그 작품들의 시디화도 아주 먼 꿈만은 아니지 않을까. 그걸 기대해 본다.
BL 소비자들에게 독특한 위치로 자리하고 있는 코노하라 나리세 원작의 드라마CD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초의 시디였던 'WEED'(무빅)와 제작 난항을 딛고 나온 '돈워리마마'(인터컴)이 있었다. 둘다 구비블로스(현재 리브레 출판)을 통해 나온 단행본이었고, WEED는 폴리네이션과 플라워로 이어지는 시리즈, 돈워리마마는 벗지않는 남자 상/하로 이어지는 시리즈였는데 두 시리즈 모두 이후의 시리즈가 시디로 만들어지지 못한 채 (전체적으로는) 미완으로 마무리된 비운의 시디라고 할 수 있겠다. 꽤나 독특한 소재와 작가의 시선, 일종의 '판타지'라고 불리는 BL 장르 내에서도 아주 특이한 형태의 관계와 빌어먹을(!) 캐릭터, 오히려 지나치게 현실적인 인물 내면 다루기 등등의 문제로 인해 소설이 아닌, 드라마CD라는 청각적인 매체에서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을 그 원인의 하나라고 들 수 있겠다. 또한 워낙 시디로 만들기 어려운, 원작의 '문제 아닌 문제'의 곤란한 상황을 시디 레이블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위치에서 대충 끝낸다든가, 누락시킬 경우 이야기 진행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가지고 올 만한 설정의 배제 등등 어려움은 산재해있었다. 결국 정녕 코노하라 나리세의 원작을 시디로 만드는 데에는 어려움만이 존재하는가, 라는 의문만을 남긴 채 몇년의 공백이 흘렀다.
그리고 2008년. 갑작스런 코노하라 나리세 원작 시디화 러쉬에 팬으로서 놀라우며, 또한 우려가 된다. 이미 시디로 만들어진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과 '소도둑'은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성우진('흡혈귀'는 코노하라 나리세 자체적으로 성우진에 대한 앙케이트를 벌였고, 그 결과가 상당부분 반영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것'과 'Now Here'도 마찬가지의 방식 도입)에 나쁘지 않은 연출과 구성으로 시디 자체도 평작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이번에 발표된 작품들도 과연 예의 흡혈귀와 소도둑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찬물이 생각하기에 반반이라는 점이다. 성우진으로 잘 살릴 수 있는 것도 절반이고, 연출로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도 절반이라는 것.
(아직 확정이 안 난 성우진의 문제는 뒤로 미루기로 하고) 흡혈귀와 소도둑이 다행스러웠던 것은 과거에 발매된 위드나 돈워리마마와 다른 테이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은 크게 두 계열로 나뉘는데 레이블별로 리브레 출판에서 발매된 일련의 하드하고 코어하며 대체로 (독했다고 하는) 코노하라 초기 위주의 작품群이 그 하나이고, 과거 오오쿠라 출판의 아이스에서 연재된 작품을 중심으로 하여 창용사에서 굳이 Holly라는 노벨 레이블까지 만들면서 최근 수년간 쏟아낸 VIVA 코노하라 월드(..)라는 말까지 만들어낸, 비교적 온건하고 소재에서도 파격적이라는 요소를 없애지는 않더라도 독자가 받아들이기에는 덜 고통스러운 작품群이 그것이다. 위드와 돈워리마마는 전자이며, 흡혈귀와 소도둑은 후자이다. 또한 앞으로 시디화가 될 작품들도 창용사의 Holly 노벨 출신의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변화한 코노하라 나리세, 온건해진 코노하라 나리세, 구원을 주고, 나름대로의 해피엔딩으로 귀결시키고자 노력한 코노하라 나리세를 반영한다. 때문에 드라마CD로 만들기에 곤란함이 많았던 리브레류의 작품에 비해서 진입장벽이 낮다.
그러나 문제는 이 작품들이 드라마CD로 나왔을 때, 얼마만큼의 몰입도와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Holly의 코노하라 나리세는 파격성이 떨어진다. 일상적이고, 감정 위주로 다루려는 노력이 녹아있으며, 드라마CD라면 (대체로) 필요한 방점 역할을 할 사건이나 거기에 필적할만한 요소가 부족하다. 소설로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BL 소설이라는 매체 안에서 아주 훌륭할 수 있는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이지만 드라마CD로 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드라마CD에 걸맞는 소설과 소설로 존재했을 때 그 매력이 극대화되는 소설이 엄연히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이름조차 거론하기 싫어하는 사키야 하루히나 사노 후유코, 그외에 슈도 레나나 카토 에레나 등의 소설은 그 완성도나 소설로서의 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드라마CD가 많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물론 BL 팬층이 그녀들을 선호한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지금껏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이 시디로 잘 만들어지지 못하고, 그나마 나왔던 시디들이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도 그러한 문제, 레이블들의 시행착오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데 이제와서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이 시디화가 되고, 그것도 봇물처럼 쏟아져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이상 쿠소라고 불리는 시디가 아닌, 시디에서도 다른 것을 요구하는 팬들이 늘어났다는 점, 이제는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도 평균 이상의 완성도로 만들 수 있다는 혹은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작 쪽의 욕심, 코노하라 나리세를 의욕적으로 내고 있는 창용사가 결국 2008년 2/4분기에 와서 그간 낼 수 있었던 코노하라 나리세의 연재본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첫번째, 두번째 이유는 차치하고, 마지막 요인. 창용사가 드디어 '아름다운 것'을 끝으로 기존 아이스 연재본을 모두 단행본으로 내고 말았다. NOW HERE은 엄밀하게 말하면 동인지에 가까운 연재였으며, 최근에 나온 '사요나라~'는 신장판이다. 하반기에 코노하라 나리세의 Holly 신작은 현재로 계획이 없으며 거의 코노하라 독주 체제에 가까웠던 Holly에서도 조만간 다른 작가의 단행본이 나올 계획에 있다. 창용사 입장에서는 다른 물꼬를 터야 하는 것이다. '사요나라~' 이외에도 오오쿠라의 절판본을 신장판으로 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연재본의 단행본화에 비해서는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야심차게 기획했던 ergo 시리즈도 Vol. 5로 일단락이 났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미디어웍스. BL에서는 드라마CD화라는 얘기. 따라서 (아이의 눈동자를 제외하고) 최근에 쏟아지는 코노하라 나리세 원작의 시디화는 창용사의 노림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기획은 나왔고, 이유가 무엇이건 팬으로서 이 분위기를 환영해야 할 것 같다. 부디 잘 만들어지기를, 좋은 성우진의 멋진 연기로 만나볼 수 있기를. 그런 마음인 거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적어도 Holly 노벨의 코노하라 나리세의 색깔을 잘 살리게만 된다면 팬들이 바라마지 않는 그 작품들의 시디화도 아주 먼 꿈만은 아니지 않을까. 그걸 기대해 본다.
# by | 2008/07/08 00:58 | 필요한 건 우정! 노력! 승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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