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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CD] その唇に夜の露

その唇に夜の露

모리카와 토시유키 X 유사 코지, 카지 유키, 아베 아츠시 외.

감상 : 끝까지 독하게 밀어붙였더라면 꽤 훌륭한 작품이 나왔을텐데.

이거 라이센스로 있는 거 같아. 얼핏 봤는데, 흠. 왜 안 샀냐면 코노하라 나리세 ergo에 실린 '안녕 하고 손을 흔들었다'의 만화를 담당했고, 같은 원작 소설에서도 일러를 했던 관계로 그다지 인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코노하라 나리세 작품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지 않는 작품이 저 타이틀이고 만화판에서의 그림도 그렇게 호감은 아니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이 시디의 원작 코믹스 라이센스가 나와도 손이 안 갔던 거다. 시디만 들은 결과를 말하자면 스토리는 꽤 괜찮다는 느낌. 자기 색깔도 있고, 요즘 보기 드문 퍽퍽한 감성에다 뒤늦게 깨닫는 애증의 감정까지. 거기에 걸맞는 높은 수위의 학대성 씬 활용. 취향에도 맞고 내용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라 시디 듣고 이전에 가지고 있던 불편한 감정이 조금은 사라졌다.

하지만.

문제는 그 감성을, 그 특이하면서도 색깔있는 느낌을 마지막까지 밀어붙일만한 강단이 없었다는 것. 요즘에야 다들 어떻게든 해피로 수습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독자들도 왠만해서는 배드나 끝까지 괴로운 건 원하지 않기도 하니 내용 자체가 힘든 것 정도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을 수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정리를 해서는 이 작품 같은 경우 여운이 남는 매력적인 스토리로 귀결되기는 힘들다. 그런 오해, 뒤늦게 알게 된 마음, 죄책감, 재회, 학대, 상처, 한계에서 무너진 심적 혼란 같은 거.. 무지 좋았다. 왜 예전에 그런 짓을 했는지, 돌아와서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기묘한 접점에서 드러나는 진실들이 참 보기 좋았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둘의 관계를 독하게 끌고가 자멸이든, 타락이든, 뭐든 보여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위궤양 때문에 쓰러진 이후의 전개는 그야말로 클리셰 덩어리라 잘 나가던 배가 좌초당한 느낌이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그렇게 몰아세우더니 금새 약혼을 파기하고 돌아온다거나, 그런 관계를 괴로워하다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알고는 놀랍게도 빨리 고백을 한다든가.. 그저 그런 일그러진 관계를 가지고 있던 이들에게 행복한 일상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사랑의 진실을 깨닫게 해 주는 것으로 서둘러 봉합하다니. 너무 안일한 게 아니었을까. 참 아쉬웠다. 실상 과거의 친구가 재회해서 이런 관계가 되었고, 결론적으로는 사랑으로 귀결된다는 전개는 너무도 많았지만 그걸 제대로만 살려 자신만의 상상력을 가미하고, 때론 퍽퍽하게, 때론 가혹하게 몰아세웠더라면 얼마든지 다양하고 풍성한 가능성을 가지고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수준이 괜찮은 시디였다고 생각. 녹음은 아베상이 하신 듯, 프리토크 중에 제왕님과 유사상의 언급이 있었다. 아츠비젼 두 분(제왕님, 카지)에 유사상이 메인. 전형적인 아베상스러운 캐스팅이고, 결과물 자체도 퀄리티가 높았다. 단지 일부 BGM은 재활용이 있었던 것 같다.

못되먹은 제왕님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어이없는 캐릭터보다 역시나 이런 독한 쪽이 낫다고 생각. 유사상이 그렇게 허무하게 웃을 때가 가장 소름끼쳤다. 이 분 연기는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걸까. 가끔 섬뜩한 느낌을 주실 때가 있어서 깜짝깜짝 놀란다. 씬은 많았지만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달콤하거나 그런 건 없었고.. 카지가 제왕님 어린 시절. 하하..;; 어린 시절에 그렇게 순진하고 분위기 못 읽는 소년으로는 딱 적절했다. 연기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늘고 있고. 의외로 이런 톤인데도 끌리는 편.

스토리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라이센스 코믹스도 샀을 테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듯.

by 찬물月の夢 | 2009/01/30 21:15 | 달콤쌉싸름한 목소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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