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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CD] デコイ 囮鳥

デコイ 囮鳥 (사이버 페이즈/아이다 사키)

코야스 타케히토(히노) X 콘도 타카시(야스미), 미야케 켄타(카가야) X 토리우미 코스케(나기), 미키 신이치로(시노즈카 형님), 코니시 카츠유키(무네치카), 마에노 토모아키, 아베 아츠시 외.

감상 : 뭐야, 사페. CD 제작 좀 쉬더니 갑자기 뭔가 굉장히 잘 만든다?!

그렇게 느꼈던 이유가.. 난 원작을 읽어봤으니 잘리는 거라든가, 연출 구성 달라지는 거라든가.. 어느 정도 감안하고 들었는데, 굉장히 재구성을 잘 했다는 거다. 몇년 전에 나기랑 카가야의 그날 밤도 회상으로 넣으면서 잘 보여줬고, 야스미에 대한 것도 자를 거 자르고, 뺄 거 빨리 나레이션으로 처리한다든가 해서 적절하게 조절해냈다는 점 등. 소설 원작인 경우는 자칫 잘못하면 이상한데서 자르고 누락시켜서 너무 압축시키는 우를 범하기는 하지만 데코이의 경우는 1권인 카쵸도 그렇고, 2권인 메이쵸도 2CD(그러니까 시리즈로는 총4CD가 된다)로 구성하면서 이야기를 차분하게 전개한다. 그러면서도 쳐낼 거 쳐내고 이야기 구성을 깔끔하게 잘 해 내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놀랐다. 이렇게 잘 나올줄이야..

사실 세계관을 공유하는 전작인 에스 시리즈의 경우는 3-4권 들어와서는 사건이 중요해지고 전체 시리즈 중에서도 클라이막스에 해당함에도 불구, 시디를 너무 못 만들었다는 인상이었다. 너무 많이 잘랐달까, 구성도 좀 이상했고.. 아무튼 개인적으로도 에스보다는 데코이가 좀더 취향이라 감사할 따름. 후후.

하드한 거, 스릴러, 서스펜스, 범죄, 형사물 이런 걸 무지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첫 씬부터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나오고 그것도 기억을 잃기 직전에 '살인'이라는 걸 저지른 충격적인 상황에서 서서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전개가 꽤 흥미로웠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단서도 안 보이는 길은 더듬어 나아가는 느낌이랄까. 굉장히 빡빡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스토리가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지루하다'라거나 '재미없게' 느껴질 수는 있을 거고, 나도 원작 읽을 때는 꽤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고통이 심했었다. 자신의 정체도 모른 채 살인을 한 사실만 알고 있고 누군지도 모르는 인물과 동거를 하고 있는 야스미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게 힘들기는 했다. 그래도 '과거'나 지금을 있게 한 예전의 '원인'을 알아가려고 하는 야스미나 그들을 추적하는 나기, 카가야의 모습이 충분히 재미있고 매력적이었다. 다행이도 원작은 1, 2권이 함께 발매되어서 2권을 기다리는 고통없이 빨리 진실을 알게 되고, 그들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물론 원작을 읽지 않은 채 시디만 들으시는 분들이라면 기다리는 시간이 꽤 힘들 것도 같다. 거기서 그렇게 끝났으니까.

어려운 상황이었고, 캐릭터들도 복잡해서 성우님들도 연기하는데 힘들었을 듯.

특히 사장님이.. 프리토크에서 이런 연기 스타일 오랫만이라 굉장히 힘드셨다고 언급. 내가 듣기에도 사장님이 굉장히 달랐다. 평소에는 윤기나고 살짝 색기가 감도는 목소리로 연기하신다고 생각했는데 히노를 연기하시면서는 대체로 나른하고 권태로운 목소리로 담백하고 조용조용한 느낌이었다. 살짝 까슬거리는 음성이었는데 조용한 톤이라서 듣기가 좋았달까. 무기질한 목소리로 감정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히노를 잘 살려내신 듯. 간만에 색다른 사장님이라서 인상적이었다. 연기도 굉장히 공들인 느낌이었고.. 내가 예상했던 대로 거의 완벽한 히노를 보여주셨다.

처음에는 야스미를 오빠로, 나기를 콘도상으로 꼽았었는데, 실제로 결과물을 들어보니 지금이 더 맞다는 인상. 기억을 잃고 불안정한 모습의 28세 야스미를 콘도상이 잘 보여주셨고, 오빠는... 정말이지... 아이다상을 알고 나서 만난 범죄물 내지는 형사 등이 등장하는 아이다상 작품의 강한 척 하지만 어딘지 불안한 모습이 섞인 우케를 가장 훌륭하게 잘 살려내셨다. 그동안 내가 상상하던 그 남자들이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2살이 어리지만 카가야를 부하로 두고 파트너로서 일하면서 약간 응석부리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는 어린애같은 모습도, 대장으로서의 냉정침착한 면모도, 귀찮아하면서도 철저하게 일하고 무겁진 않지만 실력이 엿보이는 위엄도, 때로는 싸늘하게 일갈하는 단호함도, 볼멘 목소리로 살짝 칭얼거리기도 하고 카가야에게 짜증을 부리면서 투덜거리는 모습도 정말정말 매력적으로 표현해줘서 무지 좋았다. 우와우와우와.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벼워지지도 않는 적절한 톤에 힘이 실린 연기가 참 멋졌다. 그 많은, 다양한 나기를 다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오빠가 사랑스러웠다.

아... 켄타, 귀여운 켄타. 역시 멋진 야쿠자 조직원. 음.. 여기서의 나기랑 카가야를 야쿠자라 해야 하나.. 딱히 어떤 조직에 들어가있다기보다는 야쿠자 세계에 있으면서도 다르게 움직이는 존재들이랄까. 아무튼 그런 인상이라 단독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에서 고고하게, 오로지 나기와 카가야만이 서로를 믿고 함께 일해나가는 상황에서의 단호함, 연륜 그런 게 느껴지는 켄타의 멋진 연기였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히노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나기의 과거에 중요한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히노에게 질투하며 살짝 삐진 모습을 보이는, 욕망으로 번들거리는 남자의 눈빛이 그대로 느껴지는 음성에 연기였다. 아아.. 켄타, 좋다. ㅠㅠ. 역시 켄타의 무섭고 거친 톤은 멋지다. 연기도 좋았고.

카쵸에만 잠깐 등장해서 도와주는 무네치카. 니땅님. 후후. 야쿠자 세계에서 발 빼고 2년 후의 모습이라 어깨에서 힘을 많이 뺀 편안한 연기였다. 에스 본편에서는 정말로 무겁고 중후하게, 과하게(..) 욕정적인(미안..;;) 톤이라서 좀 부담스러웠는데, 데코이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부드럽고 편한 인상이라서 나도 편하게 들었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스쳐지나간 시바나 카나메가 카미야라고, 나카무라라고 프리토크에서 언급해주는 게, 확실히 에스 시리즈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면서.. 작품 팬 입장에서는 고맙기도 했다. 메이쵸에서는 안 나옴... 으흑.

시노즈카 형님의 미키상. 오오..... 간만에 들어도 좋았다. 어흐어흐어흐. 카쵸에서는 아주 조금만 나오는 편이었지만 일단 본명도 밝혔고, 메이쵸 들어가면 야스미의 진실에 대해 밝혀지면서 더 많이 활약하시게 되니 더욱더 기대. 차분하고, 조용하고, 고뇌가 느껴지는 미키상의 시노즈카 형님. 여전히 너무 좋았다.

뭐... 아이다상 작품 중에서도 범죄물 계열은 원래 씬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그 중에서도 특히나 데코이에서는 그런 묘사가 거의 없어서 아쉽기는 함. 카쵸에서 히노랑 야스미 관련한 쪽은 한번 정도 생략. 나기랑 카가야는 메이쵸에서 '극복하고(..)' 제대로 한번이었던 듯. 후속 시리즈가 나올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우선은 시디 메이쵸부터 기다려야겠지.

원작 팬이기도 하고, 성우진도 개인적으로 거의 완벽했고, 시디도 잘 나왔고, 연기도 훌륭했고.. 여러가지 면에서 들으면서 기쁘고 즐거웠다. 메이쵸도 잘 만들어주길.

by 찬물月の夢 | 2009/05/05 23:44 | 달콤쌉싸름한 목소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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