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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PISAF]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The First Strike

고민은 프렌이, 활약은 유리가.
전반적으로 유리의 움직임과 활약과 액션이 많아서 좋았다. 후후.

DVD로 슬쩍 보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극장에서 집중해서 제대로 보는 게 더 좋은 듯.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는 원작 스토리가 워낙 좋아서였는지, 오리지널 스토리이고 유리와 프렌의 과거 스토리에 캐릭터성도 약간 좀 달라서 극장판 자체에 대한 반응은 미묘했었다는데, 개인적으로는 게임 스토리를 제대로 알지는 못하니까 극장판 애니는 이대로도 즐거웠다. 다른 부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게임의 세계관이나 주요 설정, 인물들의 모습들을 맛볼 수 있었다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고.

영상적으로는 게임 오프닝 영상을 맡았던 Production I.G가 그대로 제작하면서 캐릭터 디자인이나 그래픽 면에서도 동일하게 가서 전혀 위화감이 없었고, 작화 자체도 상당히 좋았다. 특히 캐릭터들의 표정이 풍부하게 변하는 것이 아주 보기가 좋았는데, 진지한 표정도, 웃거나 뾰루퉁한 표정도, 놀라거나 슬퍼하는 표정도 다 실감나서 캐릭터들의 감정에 몰입하기가 좋았다. 초반부에 마물들을 퇴치하는 숲에서의 실감나는 협곡 이동 연출이 참 인상적이었고, 후반부에 숲으로 조사하러 갔을 때 던전 돌입하는 액션 시퀀스 연출도 재미있었다. 캐릭터나 배경 같은 건 2D로 편안하고 따뜻한, 2000년대의 깨끗함과 과거 애니들의 푸근한 느낌이 공존하는 듯한 인상을 줬고, 3D 연출(협곡이나 성에서의 마물이 형상화된 모습, 마을을 공격하는 마물들 등)도 깔끔하게 녹아들어가서 위화감같은 게 전혀 없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액션 연출, 마법 발동이나 유리의 활약(웃음)도 섬세하게 잘 그려냈다.
아, 마물이 마을 가까이까지 왔을 때, 유리 특유의 곡예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게 좋더라. 그것 말고도 칼을 던졌다가 다시 잡았다가 하면서 마물과 싸우는 검술이 재미있었다.

유리와 프렌이 과거에 함께 지냈을 때는 이랬구나.. 싶어서 재미있었다. 진지하고 좀 고리타분한 구석이 있는 프렌과 아직 이때까지는 모태 시크(웃음)이 아니었던 유리가 혈기도 넘치고, 자신감도 있고, 그래서 아직은 어리지만 여러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정의롭게 나서는. 그렇기 때문에 사사건건 부딪히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숙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초반에 계속 치고받고 싸우고, 말로도 서로 안 질려고 그러는 게 흥미롭더라. 나중에 게임 본편에서는 함께.. 보다는 서로의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나란히 서는 것이 아니라 마주보고 설 수 밖에 없게 되는 듯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극장판에서는 둘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하나의 장점이 아닐까 싶었다. 극장판에서의 중요한 스토리 중 하나가 같은 사건을 대하면서 다르게 보던 두 사람이 함께 싸운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였다고 생각한다.

게임에서는 거의 완성된 인간형, 정신적으로 아주 성숙하고 대인배스러운 유리.
그래서 모태 시크라는 소리도 듣고, 덕분인지 베스페리아 나온 이후로 캐릭터 인기 투표에서도 두 번 1위, 다른 부문에서도 1위를 하면서 다관왕에다 테일즈 시리즈 말고도 캐릭터 순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유리.
극장판에서는 의외여서 색달랐다(웃음).

마을 하나에서 일어난 에알로 인한 마물들의 폭주 사건이었고,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희생이 있었던 것이지만, 극장판치고는 약간 국지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나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게임 본편이 아직 TVA화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리, 프렌의 과거와 TOV의 전반적인 세계관 등을 소개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고 본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중간중간 게임 캐릭터가 카메오로 나오는 것도 그 일환 중의 하나가 아니었나 싶고, 사건의 흐름 자체는 1시간 50분이라는 러닝 타임 안에서 괜찮게 그려낸 편이라 괜찮게 봤다. 마지막의 그 전개는 좀 빠른 듯도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복선도 깔고, 그것을 알아챌만한 인물을 통해 폭로하고 해결을 했으니까 납득할 만 했달까.

2시간 가량 참 즐겁게 봤다.
미리 극장판 OST도 여러번 들어둬서 이 부분에서도 몰입하기가 좋았고.

오빠의 유리는 개구장이같은 구석도 많았고, 아직은 덜 성장했지만 열혈스러운 모습도 있었고, 진지하고 솔직한 부분도 있었고.. 이런 오빠를 애니에서 주인공으로, 그것도 극장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아, 특히 좋았던 것은 다정하고 따뜻하고 인간다운 모습이 많이 느껴졌다는 거다. 오빠를 좋아하면서 참 다종다양한 오빠를 알아왔고, 그 여러 캐릭터들, 느낌들, 연기들, 목소리들 다 좋아하지만, (일전에 쥰쥰이 CBC 라디오에서 오빠에 대해 언급했던 것처럼) 정말 인간다운(人間くさい) 연기와 목소리에 특히나 감동받곤 하는데. 이번 극장판에서의 유리가 마물에게서 아이를 구하면서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든가, 조사를 위해 마을을 나갈 때 그 아이에게 안심을 시킨다든가, 나이렌 대장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소리칠 때라든가, 대장의 장례식 때 프렌에게 프렌의 아버지에 대해 말할 때라든가. 순간순간 따뜻하고, 다정하고, 속내깊고, 인간답고, 친근한 면이 드러나서 너무너무 좋았다. 특히 대장에게 소리칠 때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엉엉.

미야노는 개그도 괜찮지만, 오히려 이런 진중한 쪽이 낫다는 생각이.. 히스가와 샤스텔의 오가사와라양이랑 미즈사와도 괜찮았다. 오가사와라양은 이런 톤은 흔치가 않아서 재미있었고. 그 외에는 중후한 아저씨들이 많아서 즐거웠다.

* 이거 참.. 게임 본편으로 TVA 만들어달라니까, I.G!!
내년에 보니 TVA로 '너에게 닿기를 2기', '만약 고교 야구~' 있고, 극장판으로 '전국 바사라'있고, '브레이크 블레이드' 거의 다 해가고....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좀 해 주면 좋겠는데.. 어흐어흐흑.

** PIFAN 때는 은혼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봤는데, 이번에는 부천시청. 거기보다는 여러모로 좀 불편했다. 교통편이나 이동할 때나.. 흠. 그리고 영상의 화질 자체가 좀 안 좋아서 걸리더라.

*** 여담이지만 뒤에 앉은 사람이 계속 비웃듯이 (나름 소리는 죽여서) 큭큭거리면서 웃어서.. 웃긴 부분이 아닌데도 계속 그러길래 신경이 쓰였다. 정말로 좋아해서 온 건지, 궁금해서 온 건지(일본 애니 극장판을 그저 궁금해서 오기는 쉽지 않겠지만;), 아니면 일행 따라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보러 온 거라면' 기본적인 매너 정도는 지켜줘야 할텐데. -_-

by 찬물月の夢 | 2010/11/06 23:21 | 냉정 : 열정 = 1 : 1의 アニメ | 트랙백 | 핑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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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Hineo, 중력에 혼을 이끌.. at 2010/11/07 18:56

... 까지그다지 퀄리티가 좋지 않았는가(더불어 디 어비스에서야 퀄리티가 좋아지고 그 디 어비스도 '한계'가 있는 근본적인 이유)를 보여준 애니라고 생각. 찬물月の夢님께선 '극장판치고는 약간 국지적인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생각하셨지만 개인적으로 보자면 이 정도가 딱 알맞은 수준.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세계관이 큰 이야기에서 적은 분량으로 압축해서 보여주는게 얼마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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